2013년 통신골 설앵초

2013. 5. 18. 15:13산행

 

 

 

 

2013년 통신골 설앵초

 

 

 

 

 

 

 

 

3013년 5월 17일

중산리 - 칼바위 - 유암폭포 - 통신골 - 천왕봉 - 법계사 - 칼바위 - 중산리

화창하고 구름 약간

거리 : 약 12km

머문시간 : 13시간

 

 

 

지형도(걸은 길 - 푸른선, 지리99에서 가져와 수정)

 

 

 

이맘 때는...

통신골에 피어나는 설앵초를 보러 가야된다.

노고단 털진달래와 

바래봉의 연달래도 만나야 된다.

연례행사가 되어버렸다.

 

전 날 밤 11시 반까지 술마시고

4시에 알람을 맞추었으나

비몽사몽으로 5시 가까이 잠을 깬다.

 

6시 50분 중산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숙취로 머리가 어지러웠으나

이내 상큼한 지리산 공기로 정화가 된다.

지리와 호흡을 맞춘다. 

 

 

 

장터목과 법계사 갈림길

 

 

 

정향나무가 꽃을 피었다,

영국사람이 꽃과 향기에 반해

자기네 나라에 가져가 개량하고

우리나라에 다른 모습으로 들어온 것이

라일락이다.

 

 

 

정향나무 꽃

 

 

 

아침 햇살이 숲속으로 스며드는 지리산길을 하닐하닐 걷는다.

계곡물소리 청아하고 새소리 정겨웁다.

홀딱벗고새도 돌아왔구나.

 

 

 

쇠물푸레나무 꽃

 

 

 

작년 이맘 때 설앵초 만나려 이 길을 가다가

뱃속에 이상이 생겨 진땀까지 흘리며 바위 위에서 2시간이나 자고

다시 올라갔던 홈바위에서 다리쉼을 한다.

올해는 컨디션이 양호하다.

 

혹자는 이러한 나를보고 염려한다.

위험하게 왜 혼자 지리산에 다니냐고...

그러나 어쩔 수 없다.

지리의 진한 매혹에 헤어나올 수 없음이다.

 

 

 

홈바위

 

 

 

 

 

 

붉은병꽃

 

 

 

유암폭포를 지나 통신골로 스며든다.

통신골은 전율이 흐른다.

들머리의 고도는 1,250m 정도이고

도상 1.7km의 거리를 고도 700m 올려야 한다.

곧추선 계곡의 물소리는

요란하지 않고 조용히 흐른다.

조심하여 오르면 된다고 속삭여 준다.

 

 

 

유암폭포

 

 

 

세시간이면 오르는 통신골 이지만

6시간 넘게 걸린다.

세월의 나이테와 체력도 문제지만

지리속살을 조금 더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천천히 오를수록 행복한 시간은 길어진다.

 

연초록의 향연이 한창인 들머리에서 보이는 천왕봉은

한걸음에 달려가도 될 듯 가깝게 보인다.

가슴이 설렌다.

카타르시스가 피어오른다.

 

 

 

 

 

 

 

 

 

 

 

 

 

 

 

왜갓냉이

 

 

 

 

박쥐나물

 

 

 

 

 

천왕봉의 뼈대는 청석같아 보인다

 

 

 

 

 

상형문자?

 

 

 

 

 

홈통계곡 통신골

 

 

 

 

 

 

 

 

 

 

 

 

 

 

오~~

설앵초다.

오매불망 설앵초를 만났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이 되었다.

.

.

.

 

꽃 / 김춘수

 

 

 

 

 

설앵초

 

 

 

 

 

1년 전의 그 곳, 진땀 흘렸던...

 

 

 

설앵초...

고산지대에서만 만날 수 있는 꽃이다.

키는 15cm 보다 작고 바위틈 습기가 있는 곳에서 자란다.

희귀식물로 지정한 보호대상종이다

 

바람에 살랑살랑 꽃닢을 흔들며 길손을 맞는다.

품위있는 고고한 자태의 너에게

이름 불러 눈을 맞춘다.

너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상념 털어내고

행복해 하며

하염없이

시간을 보낸다.

 

 

 

 

 

 

 

 

 

 

고도 1,480m 지점의 합수지점 (직진 통천문, 우측 천왕봉) 우측으로 오른다

 

 

 

 

 

 

 

 

 

 

 

 

 

 

 

 

 

 

 

 

 

 

 

 

 

 

 

 

 

 

 

 

 

 

 

 

 

 

 

 

 

 

 

 

 

 

 

 

 

 

 

 

 

 

한라부추

 

 

 

 

 

일출봉

 

 

 

 

 

 

 

 

 

 

 

 

 

 

 

 

 

 

 

 

 

 

 

 

 

 

 

 

 

 

 

 

 

 

 

설앵초 정원

 

 

 

 

 

 

 

 

 

 

 

 

 

 

 

 

 

 

 

 

 

시간개념을 잃어 버리고 설앵초에 빠졌다가

길을 이어간다.

내가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을 때

시간은 의미가 없다.

그래서 지리산은 나에게 행복이다.

 

계곡은 점점 곧추서 있다.

 

 

 

 

 

 

 

 

 

 

 

 

 

 

 

 

 

 

 

 

 

 

 

 

 

통신골을 올라 천왕남릉으로 붙을려 하였으나

물이 있는 곳이 어중간하여

천왕봉 직등하는 계곡 옆에 지리를 잡아

나물 데치고 쐬주와 성찬을 갖는다.

온 몸의 세포가 춤을 춘다.

모자로 햇볕을 가리고 30분 오침을 즐긴다.

훌쩍 한시간 반이 흘렀다.

 

 

 

 

점심 먹고 잣던 곳

 

 

 

 

 

남부능선과 삼신봉, 멀리 백운산 능선

 

 

 

 

 

 

 

 

 

 

 

 

 

 

 

 

 

 

 

 

 

 

 

박새 -  깊은 산 습지에서 자란다. 먹다간 병원까지 헬리곱터 탄다

 

 

 

 

 

곰취

 

 

 

 

 

2년 전 점심 먹던 곳

 

 

 

 

 

 

 

 

 

 

 

 

 

 

 

 

 

 

 

 

 

고도 1,800m 정도에서

천왕남능으로 붙어 볼려고 동쪽으로 길을 잡아 보았으나

미역줄나무에 부딛혀 되돌아 나온다.

아직도 지리산을 잘몰라서 빚은 우매함이다.

 

천왕봉으로 직등하면 시간상으로 정상엔 그분들이 근무중일것 같아

다시 서쪽 통천문 쪽으로 길을 헤친다.

한시간을 험하게 개고생을 한다. ㅎㅎ

 

 

 

천왕남능 찾다가 되돌아 나온 곳

 

 

 

 

 

오른쪽이 천왕봉... 길없는 왼쪽으로 붙었다.

 

 

 

 

 

 

 

 

지리산 정상부는 봄이 한 달 늦다.

진달래가 이제사 피었다.

아래에서 만나는 진달래와는 크기와 색감이 다르다.

잎과 줄기에 털이 있다.

추위가 얼마나 혹독하였을까.

 

 

 

털진달래

 

 

 

 

 

구상나무 오른쪽 급경사 구간을 20분간 사투하며 오르다

 

 

 

 

 

 

 

 

 

 

 

천왕남능

 

 

 

주위 살펴가며 주능선에 올랐다.

지나던 산객이 멀뚱하게 쳐다본다.

사진 찍는 척 어색함을 넘긴다.

지리 주능선이 펼쳐진다.

.

장엄하다.

 

 

 

지리주능 - 제석봉, 연하봉, 촛대봉, 그리고 멀리 반야봉... 희미한 왕시루봉과 서북능선

 

 

 

 

 

상봉

 

 

 

 

 

천왕남능

 

 

 

 

 

상봉에도 봄이 왔다

 

 

 

 

 

창암산과 칠선계곡

 

 

 

 

 

중봉, 하봉, 두류능선

 

 

 

 

 

비박터

 

 

 

 

 

정상석

 

 

 

 

 

천왕샘... 한모금으로 갈증을 달랜다

 

 

 

 

 

 

 

 

 

 

 

하산길 풍경, 멀리 반야봉이 아스라하다

 

 

 

 

 

 

 

 

 

 

 

중산리

 

 

 

 

 

개선문 뒤편

 

 

 

 

 

단풍취(게발딱주)

 

 

 

 

 

법계사

 

 

 

오늘은 석가탄신일...

삼사순례가 좋으나 통신골을 택했다.

행복하다 여겼으나 어쩌면 고행이었는지 모른다.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

지난 강풍으로 부서져 없어진 법계사 일주문 자리에서 합장을 한다.

 

법계사에서 칼바위까지 하산길은 고통이다.

쉬다 가다를 반복한다.

무릎은 소중하다.

중산리 1km 남기고 계곡에 내려가 무릎을 식힌다.

 

어둠이 내려와 헤드랜턴으로 길을 밝힌다.

7시간이면 될것을 13시간 머물렀다.

느림의 미학이라 자위해 본다.

어쩌랴 그래도 행복한 것을......

 

진주로 오는 운전길은

음악 크게 틀고 잠을 쫓는다.

조용필의 ‘바운스’가 온몸으로 흐른다.

 

 또 다시 지리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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