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 1. 00:41ㆍ여행
2019년 1월 31일(목)
창밖에 진눈깨비가 내린다.
평상시 하던대로 탁구장을 간다.
9시30분 "대설주의보"가 발효되었다고
문자가 뜬다.
탁구 마치고 집에가는 길의 머리속은
온통 지리산이다.
집사람이 끓여주는 둥지냉면을
허둥지둥 먹고나니
12시가 넘었다.
지리산행은 글렀다.
차선책은 황매산이다.
관리사무소에 전화하여
진입로 상황을 물어볼려는데
전화를 받지 않는다.
차를 몰아 내달린다.
진눈깨비가 시내를 벗어나자
함박눈이다.
관리사무소
대설로 황매산 입구가 통제되었다.
관리사무소에 들어가 볼멘소리를 하였다.
통화가 되었으면 진주에서 예까지 오지않았을거라고~
점심먹으려 사무실을 비위 미안하다며
아주머니 두사람이 커피를 권한다.
어쩔~!!
사무실 난로불 옆에서 커피 맛나게 마시고
아무도 걷지않은 백설위를 강아지 마냥 걷는다.
발목위까지 쌓인 눈위에서 1시간을 그렇게 보내었다.
억새에 내려앉은 눈사진 담을려 하였는데.
황매산 억새는 11월에 베어낸단다.
그많은 억새를...
모산재 방향
황매산정상 방향
당구친구들이 아까부터
당구장에 오라고 카톡이 온다.
3시가 다 되어있다.
시내에 들어가긴 아쉽다.
차는 지리산으로 고고씽.
당구친구들 미안~~
인월을 지나고 바래봉입구
운봉 허브밸리까지 와버렸다.
온통 눈세상이다.
이번 겨울 눈이 없어 아쉬워하던
지리산매니아들 대박~!!
눈쌓인 장독대 뒤로 장쾌한 서북능선
운지사 입구까지 차를 몰고 올라가다가
오르막에서 차가 미끄러진다.
겁을 먹고 겨우 다시 내려와
운지사 1km 아래쪽 안전한 곳에 파킹한다.
지금보다 더 젊었을 때
눈길을 겁없이 댕기다가 서너번 사고후
눈길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역시 나는 눈 귀한 곳의 진주사람이다.
사징기 하나 당랑 메고 눈길을 걷는다.
비록 오늘, 바래봉에는 오르지 못하지만
행복바이러스가 온몸에 퍼진다.
자화상
저차 주인은 서울사람인가? 서울사람들 눈길 잘댕기던데...
행복한 사람들
1km 남짓 거리를 1시간 걸어
운지사까지 왔다.
아직도 눈오는 날 차몰고
여기에 있는 내가 다행스럽다.
감성이 아직도 남아있는 내가 고맙다.
운지사
운지사 범종
하산하는 산객
눈덮힌 산하
벤치에 쏟아진 햇살
나무가 눈을 털어낸다. 눈사태?
나처럼 혼자 눈길 즐기는 유산객
바래봉에 철쭉이 피면 꼭 다시오마
귀가길 촉석루 앞의 황금복돼지
올해도 벌써 한달을 써버렸다.
세월이 흘러간다 아쉬움 보다는
지금 이순간을
소중하게 사용하자.
나도
오늘은
지리산에서
당당한 유산객이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