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8. 02:28ㆍ여행
가 을 여 행
○ 언제 : 2010년 11월 2일 ~ 11월 6일 (4박 5일)
○ 누구 : 첫날 - 아내와 규담이와 나, 둘째날부터 - 혼자
○ 테마 : 쉼표
○ 어디 : 진주 - 남양주 - 속초 - 통일전망대 - 설악산 - 낙산사 - 하조대 - 부산 - 송정 - 진주
여행을 꿈꾸었다.
동해안의 푸른바다가 그리웠고 설악산의 단풍이 보고 싶었다.
집사람이 서울 혜진이집에 가고 싶다 하였다.
8개월 된 손자 규담이를 데리고...
일석이조다.
여행은 설레임이다.
집사람이 챙긴 짐과 며칠간 보낼 나의 준비물로 만차다.
KBS2 1박 2일 "센티멘탈 로망스"에 나오는 가을노래 20곡을 다운받아 CD에 담는다.
올해로 세상을 60년 살아서 회갑이란다. 나 ~ 참 ㅎㅎ
기념으로 다음주에 일본여행이 있다.
아들, 며느리, 딸, 사위, 동생 그리고, 집사람이 과분한 선물을 준다. 송구하고 고맙다.
1시에 진주를 출발한다.
오랜만의 집사람과의 여행이다.
대진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를 네시간 반의 차량운행에 규담이는 잘 적응한다. 다행스럽다.
어둠이 내려 혜진이 집에 도착한다.
6개월 된 외손녀 규리는 건강하다. 규리의 미소는 할애비를 녹였다.
새로 이사온 아파트는 별 다섯개 호텔급이다.
안방을 차지하여 11시 넘어 잠을 청한다.
한전본사에 근무하는 인사담당 사위 박현철은 요즘 인사철이라 12시가 넘어서야 집에 온다.
아침을 먹고 사위가 예약하여 둔 한전속초연수원으로 출발한다. 사양하여도 소용없는 건네주는 봉투를 받고...
진부령의 단풍
새로 생긴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어렵게 찾아 가평휴게소에 들려 커피를 마시고 동홍천을 빠져나와
진부령을 넘어 통일전망대를 향한다.
진부령은 백두대간의 시작점이며 도착점이다.
군인들이 자주 눈에 뜨인다. 북쪽임을 실감한다.
사실... 단풍은 지났으리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고도 500 아래는 고운 단풍을 남겨두고 있었다.
가을이 농익어가고 있었다.
7호 국도를 달리다 최대한 바닷길을 찾는다.
가을바다는 빛나고 나의 가슴은 환하게 열린다.
동해바다는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나에게로 밀려온다.
화진포에 들린다.
동해안 최대의 호수로 면적 2.39㎢.둘레가 약 16㎞나 되며 북한의 명사십리에 버금가는 경치를 이루고 있다.
후빙기 해면상승으로 해안이 침수됨에 따라 하곡을 중심한 낮은 곳이 만입되고 입구가 하천의 토사공급으로 이루어진 석호이다.
겨울에는 백조가 도래하고, 여름에는 해안을 따라 해당화가 피어 운치를 더해준다.
일제강점기에는 외국인들의 휴양지로 이용되었고, 8·15해방 후에는 김일성·이승만 등의 별장지로 사용되었으며, 지금도 남아 있다.
북동쪽이 바다 쪽으로 트여 있어 잉어 등 민물고기와 도미·전어와 같은 바닷물고기가 많아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다.
화진포와 해수욕장 - 일만이천봉 금강산이 희미하다
김일성별장(화진포의 성)
김일성별장 내부
이기붕 별장
이승만 별장내부
대진항의 횟집에서 점심으로 물회를 먹는다. 쐬주도 두컵 마셨다.
활어회센타를 찾는것도 좋을듯 하다.
최대한 해안도로를 따라서 통일전망대를 간다.
고성군 현내면에 위치한 통일전망대는 우리나라 최북단이다.
민간인 출입통제구간이라 통일안보공원에서 출입신고를 하고 10분을 더 달린다.
36년 간 일본에게 지배를 받던 우리나라는 미국, 소련, 영국의 열강으로 인하여 힘없이 분단된 조국이 되었다.
6.25 한국전쟁은 200만명의 인명피해와 막대한 재산을 파괴하고 우리민족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고 60년의 세월이 흘렀다.
밑으로부터 울컥하는 분노가 솟는다.
통일전망대
제일 뒤 - 금강산, 가운데 - 북녘, 앞 - 남녘
해금강 (사진 왼쪽으로 북쪽 가는 육로와 철로, 그리고 남과 북의 경계)
남쪽의 해변
속초로 내려오는 길은 착잡하다.
7호 국도옆 송지호를 찾는다. 인적 더문 그곳은 철새의 천국이었다.
어둠이 내려오고 있었다.
송지호
한전 속초생활연수원에 도착한다. 리모델링을 말끔히 하여 별4개는 넘는 것 같다.
이틀동안 지낼곳이다.
17평을 혼자 쓰기엔 넓다. 무료다.
온천 목욕탕, PC방, 노래방, 헬스장, 탁구장, 골프연습장, 테니스장도 모두 무료다.
한전에게 감사하고 예약을 하고 마음 써주는 사위 박현철이 고맙다.
매점에서 명태포와 콩나물, 맛나니, 소금, 누룽지, 맥주, 소주를 산다. 대형마트 보다 싸다.
전기밥솥에 밥을 앉혀 집사람이 만들어 준 반찬과 명태국으로 저녁을 먹는다.
취할 만큼 혼자서 술을 마신다.
설악산 가을바람이 내려와 시원하게 만든다.
한전 속초생활연수원 로비
오늘은 새벽 네시에 일어나 설악동에서 비선담을 거쳐 공룡능선을 타고 천불동으로 내려오는
10시간이 넘는 산행을 계획하였다.
아침에 눈을 떠니 7시 반이 넘어 있었다. ㅠㅠ
이왕 늦은거 천천히 가기를 맘 먹는다.(산행기 별첨)
커피 한 잔 진하게 마신다.
한전 속초생활연수원
7시간 설악산 산행을 마치고 연수원에서 목욕을 하고 속초시내 구경을 나선다.
드라마 "가을동화"에 나오는 갯배를 타기로 한다.
10년 전에 방송하였으나 그때는 생활에 쫒겨(?) 시청하지 못하고 몇 개월 전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보았다.
송혜교와 송승헌과 원빈...
산부인과에서 바뀌어 버린 은서와 신애의 운명, 한집에서 형제로 자라 어른이 되어서 사랑하게 되는 은서와 준서,
준서의 친구 태석의 은서사랑, 준서는 불치병에 걸린 은서와 여행을 하게 되는데 등에 업혀 죽음을 맞이하는 은서...
은서와 준서가 갯배를 타고 스쳐가는 장면이 강하게 어필된다.
갯배
1.4후퇴 때 국군을 따라 남하한 북쪽 함경도 실향민들이 마을을 이루어 살던 속초 한갓진 곳 어바이마을...
시내와 어바이마을은 청초호를 에돌아 5km 거리지만 바지선 갯배로 연결하여 50m로 좁혀 어바이마을 주민들을 편리하게 하였다.
편도 어른 200원 요금을 받으나 운영비로는 모자라 속초시에서 인건비를 1인당 백이십만원씩 보조하고 있다고 귀뜀하여 준다.
승객들이 와이어를 당겨주기도 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방송이 '1박2일'과 '대물', '역전의 여왕'이다. 빠트리면 어김없이 다운받아서 본다.
1박2일로 최근 유명한 어바이마을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한다.
7시를 넘긴 시간이라 대부분 손님이 끊기었는데도 유독 북적거리는 집이 있었다.
뱃머리에서 제법 안쪽으로 들어와 있는 반천식당... 어바이순대집이다. 50년 되었다 한다. 주인말은 함흥냉면도 맛있다 한다.
최근 1박2일로 대박이 터진 어바이마을에는 어바이순대집과 생선구이집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1인분 어바이순대 10,000원, 생선구이 10,000원이라지만 맛은 기대치에 미흡하다.
방송의 힘이 거대하다는 걸 또 한번 실감한다.
가을동화 찰영지 표지판 (송혜교와 원빈)
가을동화 속의 은서네집(옆집은 1박2일에서 이승기가 들린 가게인가?)
강호동, 김C, 이수근, 은지원, MC몽, 이승기, 김종민
속초 엑스포공원
어바이마을을 나와 속초 엑스포공원을 둘러보고 영랑호를 갔다.
둘레 7.8km로 속초 8경중의 하나다.
신라시대 화랑 영랑이 금강산에 수련하고 금성(경주) 무술대회에 가던 중 설악산과 호숫가 범바위에 반하여 쉬어 갔던 곳이다.
영랑교 밑으로 수로가 동해와 연결된다.
산책과 자전거, 마라톤코스로 훌륭한 장소다.
승용차로도 둘러 볼 수 있으나 일방통행이다. 시계방향으로...
밤에 찾은 영랑호는 나를 당혹하게 하였다. 한참을 역주행하였다. ㅠㅠ
어둠속의 범바위는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숙소로 돌아와 맥주와 쐬주로 만취한 후 잠이든다.ㅎㅎ
아침 6시 잠이 깨어 16km 떨어진 해맞이 공원으로 일출을 보러 간다.
옅은 운무로 몇년 전 죽변에서 맞았던의 일출은 아니다.
어젯밤 숙취로 머리는 개운하지 않다.
속초 해맞이 공원의 아침
숙소로 되돌아와 명태해장국을 만들어 아침을 먹고 목욕한 후 짐을 챙긴다.
이용하였던 앞 사람들이 그러하였듯이 나도 정성스럽게 숙소를 청소하고 정리하였다. 두 시간 넘게 걸렸다.
11시 카드를 반납하고 한전 속초연수원을 체크아웃한다
한전에 감사한 마음을 남긴다.
숙소 베란다에서 보이는 설악산 울산바위
양양에 있는 낙산사로 간다.
5년 전 대화재로 지금은 한창 복원 중이다.
화마 속에서도 대부분의 보물은 건졌으나 동종은 끝내 녹아내리고 말았다.
보타전은 주변 활엽수로 화재를 면하였다.
의상대와 홍련암은 산불은 비켜 갔지만 해풍과 태풍으로 구조물 훼손이 심하여 복원되었다.
총체적으로 낙산사는 고풍스럽지 못하였다.
11시 30분부터 13시까지 점심공양을 한다.
원통보전으로 향하던 중 12시가 되어 공양간에서 점심공양을 한다.
커피자판기에 낙산사 주지스님의 이름으로 커피가 무료라고 쓰여있다.
해수관음상 앞에서 상추 몇 닢을 시주한다.
속초에서 오셨다는 65세가 넘어 보이는 보살님이 낙산사 곳곳에서 알현된다.
부처님의 연기론에 열변을 토하신다.
불교에 심취하신 듯 하다.
여행중에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낙산사 앞 가을바다는 눈이 시리도록 빛이 났다.
의상대
홍련암
점심공양
새로 복원된 7층 석탑과 원통보전
해수관음상
ㅎㅎㅎ
조선조 개국공신 하륜과 조준이 잠시 은거하였던 하조대...
정종때 건립하였으나 퇴락하여 철폐되고 수차례 증수하였으나 한국전쟁때 불이 탄 것을 이 후에 재건되었다.
숙종때 참판 이세근이 바위에 "河趙臺"라 새겼다.
하륜은 진주근방에 많이 살고 있는 진양하씨의 선조로 알고 있다
하조대
하조대 앞 소나무
하조대에서 나오니 2시가 넘고 있었다.
강릉 경포대, 오죽헌, 초당두부, 정동진은 다음으로 미루고 부산을 향한다.
잠시 오수를 즐기고 하조대에서 동해가는 고속도로를 탄다.
동해에서 포항까지 4차선을 만들어 길이 뻥 뚫렸다.
덕분에 바닷가 드라이브는 접어야 하였다.
경주시내를 관통하여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언양휴게소를 지나는데 해운대방향 이정표가 보인다.
최근 개통한 울산-부산 고속도로와 연결된 듯 하다.
여행할 때 눈은 빛나고 밝아야 한다.ㅎㅎ
30분의 수고를 아낀다.
광안리해수욕장 민락동 활어어판장에서 회와 쐬주와 저녁을 먹는다.
바닷바람 맞으며 가을밤의 해수욕장을 거닌다.
광안대교가 아름답다. 모래톱에서 바다를 느낀다. 즐겁다.
찬란한 네온싸인이 넋을 놓게 만든다.
민락동에 40,000원 짜리 잠자리를 만든다. 새건물로 알았는데 20년 넘은 건물을 치장하였다.
밤늦게 마시는 쐬주와 맥주는 차라리 듁음이었다...
민락동 해장국집
민락회타운
광안리해수욕장
느지막이 일어나 해장국으로 아침을 먹고 해수욕장 소나무 밑에서 커피를 마신다.
행복으로 충만된 여행이다. 살다보니 이런 때도 있다.
해운대 거쳐 달맞이고개 해월정에 올라 바다를 바라본다.
문텐로드를 걸어보고 싶었다.
소나무숲사이로 길을 열었다.
시원스레 바다가 펼쳐진다.
달맞이고개
문텐로드 걸으며 보이는 바다
송정을 거쳐 해동 용궁사로 간다.
바닷가에 절을 세웠다. 토요일이라 관광객이 붐빈다. 세 번째 걸음이다.
이제는 집으로 가야겠다.
용궁사에서 송정가기 직전 물회를 먹는다. 맛이 일품이다. 12,000원/1인이다.
나의 맛집에 등록시켰다.
차를 몰아 광안대교를 지나고 황령터널을 거쳐 진주로 간다.
명품물회집
퇴직하고 1년 반이 넘었다. 5년 일찍 퇴임하였다.
직장의 최고 책임자라는 직책을 벗어 버린 지금은 자유롭다. 아니, 행복하다.
어떤 이들은 퇴직 후 3년 지나면 무료하다 하였으나 나의 생각은 다르다.
앞으로의 내 삶을 지금까지 보다 더욱 훌륭하게 만들 생각이다.
삶의 타이어를 바꾸어(retire) 불행해 진다면 불쌍한 것이다.
이번 여행은 내 삶의 쉼표였으며 재충전의 시간이었다.
더욱 비워가며 지혜를 채울 일이다. 나를 더욱 사랑하며 살아야 겠다.
아름다운 자연을 더 많이 사랑하고
영혼을 살찌우는 예술에 좀더 접근하고
향기로운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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