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마중
2019년 봄꽃마중
꽃쟁이들은
이맘때가 되면 바쁘다.
겨우내 얼었던 땅속을 비집고
앙증맞고 귀여운 아이들이 올라와
예쁜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녹화노루귀
너도바람꽃
분홍노루귀
변산바람꽃
몇년 전 고성의 이 산을 등산하면서
우연히 노루귀를 만났다.
매혹적인 이 아이들로 인하여
이제는 헤어나오지 못하는
꽃쟁이가 되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산을 찾았다.
그런데
귀한 녹화노루귀를 만났다.
대~박!!!
녹화노루귀
갓 피어나는 녹화노루귀는
꽃쟁이의 마음을 송두리채 앗아간다.
얼마나 피었을까 안달하며
2~3일에 한번씩 찾아간다.
이 동네에서 만나는
분홍노루귀, 흰노루귀는 덤이다.
흰노루귀
반쯤 녹화된 노루귀
이맘때 꽃쟁이는 이곳 저곳을 헤맨다.
인터넷은 꽃동네 정보를 쉽게 흘린다.
하여 수백리 마다않고 달려
그 아이들을 만나야 한다.
이맘때 이 아이들은 설레임이다.
이 아이들은 행복이다.
상리의 변산바람꽃
상리의 노루귀
붉은대극
3월 1일 금요일
아침에 일어나
보온밥통에 밥을 담고
반찬은 전날 사두었던 선지해장국 딱 하나
배낭에 넣어 양산 천성산을 향한다.
먼 길 동행을 구하였으나 여의치 못하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12시가 넘었다.
계곡에 내려가 코펠에 선지국을 데워
혼밥을 한다.
커피 한 잔은 또 행복하게 만든다.
오늘은 스피커를 가져오지 않아
음악이 없다.
점심먹었던 곳
천성산 안내도
너도바람꽃을 만나려 가는 길은 왕복 10km
경사가 없는 완만한 계곡길이다.
연일 초미세먼지는 재앙 수준이지만
계곡길은 청량하다.
가슴이 맑아진다.
너도바람꽃
이 계곡의 너도바람꽃 군락지는 4군데 정도다.
봄이되면 찾는 이 계곡은 연례행사다.
혼자 걷는 이길은 참 느긋하다.
지리산 10km를 쉽게 걸었는데
이 곳 10km는 껌이다.
꿩의바람꽃
중의무릇
현호색
너도바람꽃 마지막 군락지 까지 왔다.
오늘이 공휴일이라 산객과 꽃쟁이들이
제법 보인다.
너도바람은 워낙 작은 아이들이라
자칫 밟히기 쉽다.
산객으로 보이는 사람이 후두둑
밟을 뻔 하던걸 만류하며 부탁을 한다.
가슴이 철렁한다.
원없이 너도바람을 눈맞춤하고
이웃 복수초동네도 방문한다.
이 곳의 복수초는 한창이다.
복수초
황금잔 복수초
상리천 계곡
봄꽃은 심쿵이다.
오늘도 봄꽃마중하러 먼 곳을 왔다.
꽃쟁이는 꽃을 찾아 또 헤메일것이다.
다섯시를 넘겨 매표소 직원이 전화로
채근하여 바쁜걸음으로 내려온다.
집으로 가는 길
김해의 지인들과 오랜만에 연락이되어
저녁식사 대접을 받았다.
고맙고 감사하다.
한 평생을 살아가면서
삶을 공유할 수 있는 귀한지인이 있음은
축복이고 다행이지 않은가?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안은
음악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