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백운계곡의 봄

김의수 2012. 4. 20. 01:18

 

 

 

백운계곡의 봄

 

 

 

 

○ 언제 : 2012. 4. 17

○ 어디 : 영산산장 - 지리산둘레길 - 백운계곡 - 웅석봉 갈림길 - 마근담봉(926m) - 용무령 - 백운계곡 - 영산산장

○ 거리 : 15km

 

 

올해 봄은 여늬 봄과 다르다.

겨울의 추위는 늦게까지 머물었고 비는 잦았다.

이러다 갑자기 더위가 찾아오는 건 아닌지...

봄이 지나기 전에 그 곳에 가고 싶었다.

 

6시 동네 해장국집에서 왕갈비탕 한그릇 비우고 김밥 한 줄 넣는다.

국도를 달리는 차 안에서 좋아하는 k-pop 음악에 볼륨을 올린다.

언제나 그랬듯이 지리산 갈 때는 온 몸의 세포가 춤을 춘다.

제일로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걸어 간 길(붉은 점선) - gps와 지형도는 지리99에서 가져와 편집함

 

 

 

백운계곡 입구 삼거리에 파킹하고 토담산장을 지나 지계곡을 버리고 임도를 오른다.

길옆엔 두릅, 우산나물, 취나물이 절정이다.

개인농장 지역이라 보고만 지나친다.

길은 끊기고... 지리산 둘레길이 만나는 지점까지 30분 빨치산행을 한다.

급경사라 이마에는 땀이 흐르나 마음만은 봄~~이다.

 

 

참취

 

 

 

빨치산행으로 올라 온 곳

 

 

 

지리산 둘레길

 

 

 

반기는 산벚나무 꽃

 

 

 

지리산둘레길(8코스)를 만나 경사없는 2km 호젖한 길을 걷는다.

지난 가을 집사람과 두 동서 내외와 걸었던 길이다.

고도 400m에 사단법인 "숲길"이 예쁜 길을 만들어 놓았다.

소담그런 폭포도 만나고 매화말발도리도 만나고 피어나는 새입 모양의 연두 새순들도 만난다.

 

 

둘레길 쉬어가는 소담스런 폭포

 

 

 

말발도리는 크게 두 가지다.

묵은 가지에서 꽃이 피면 매화말발도리, 새가지에서 꽃이 피면 바위말발도리다.

내가 너의 이름을 부르면 너는 나에게로 다가와 미소를 보낸다.

 

 

매화말발도리

 

 

 

지리산둘레길과 백운계곡

 

 

 

지난 가을 백운계곡의 에메랄드 물빛은 그때 그 물빛이나 나뭇가지엔 새싹이 돋아 연두빛이다.

집사람의 즐거워하던 모습들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흐뭇해지는 감정에 봄을 덧칠한다.

 

 

지난 가을 점심 먹었던 곳

 

 

 

 

 

 

 

히어리 이파리

 

 

 

 

 

 

둘레길과 만나는 백운계곡에서 옆의 등산로를 오르지 않고 계곡을 탄다.

백운계곡은 웅석봉 달뜨기능선 끝 954m봉에서 우측 수양산 능선과 좌측 백운산 능선이 만드는

화강암의 암반이 좋은 계곡으로 전체길이가 7km에 이르는 경사도가 완만한 계곡이다.

청의소, 아함소등 수많은 소와 담을 이루고 있으며 남명 조식선생이 예찬을 하였던 계곡으로

아는 사람만이 찾아가는 계곡이다.

20여년 전 우연히 만났던 백운계곡은 개인적으로 제일 아끼는 계곡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다녀왔다. 안식처다.

집에서 40분이면 닿는다.

 

 

 

 

 

 

 

 

 

계곡 옆에 아지트라 이름 붙혀 자주가는 곳이 있었다.

오후 집에서 출발하여 계곡 임도 끝에 주차하고 먹거리와 텐트, 야외의자, 책, 소맥을 지고 30분을 걸어 

랜턴 불빛으로 밤을 지새우기도 하였다. 낭만이 항거석 굴러다녔다. ㅎㅎ

올해엔 솔캠에 불을 지펴 열씨미 다녀야 겠다.

 

 

 

 

 

 

아지트 옆동네

 

 

 

아지트 웃동네

 

 

 

폐허된 임도와 만나는 쌍폭에서 조금 더 계곡을 오르다가 왼쪽 등산로를 걷는다.

히어리가 지천이다.

우리나라 특산종인 히어리는 지리산 어천계곡, 청계계곡, 백운계곡에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전라도, 강원도에도 분포되어 있다.

멸종위기 동식물 2급 보호종으로 지정되었으나 개체수가 불어나 작년인가 해제되었다.

길의 거리를 갈음하기 위하여 시오리마다 심었다 하여 시오리-시어리-히어리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재작년 한그루 고이 모셔 북천 텃밭에 옴겨 심었는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노랗게 꽃을 피어내었다.

 

 

쌍폭

 

  

 

 히어리

 

 

 

 

  

 

 

 

 

 

 

히어리가 봄이 무르익었음을 알린다

 

 

 

개별꽃

 

 

 

노랑제비꽃

 

 

 

새로만든 임도에서 만나는 계곡 옆의 비박 명소

 

 

 

습지와 고령토채취장 가는길을 버리고 가운데 웅석봉갈림길 가는 길 조금 올라 계곡 옆에 자리를 편다.

꼬꼬면 하나에 계란 풀고 김밥 한 줄, 소주 한 벼이...

어제 밭에서 채취해 온 두릅 한 쟁반, 오늘 만난 우산나물 한 주먹... 계곡물 떠다가 코펠에 데친다.

초장에 찍어서 쐬주 한 벼이를 다 마신다.

캬~~ 봄에 대취한다.

자리 깔고 한시간 봄잠으로 호사를 누린다.

바람난 얼레지 한송이가 옆에서 자장가 불러준다.

 

 

얼레지

 

 

털고 일어나 길을 간다.

조금의 오르막은 힘들지 않는다.

태극종주길을 만나 달뜨기능선을 뒤로하고 길을 간다.

습지 옆을 지나며 높은 안테나를 만든 기술에 감탄해 하면서 딱바실계곡 갈림길을 지난다.

 

 

올라 온 길과 태극종주길에서 만난 이정표

 

 

 

습지

 

 

 

안테나와 왼쪽으로 954m봉

 

 

 

달뜨기능선과 웅석봉

 

 

 

마근담봉(926m)

 

 

 

 

 

 

 

식수확보 들머리(직진 태극종주길, 왼쪽 사면으로 300m 지점에서 식수를 얻을 수 있다 - 오름기준) 

 

 

 

작년, 남명등산로를 가기 위하여 덕산 남명기념관에서 출발하여 이방산 - 감투봉 - 마근담봉 - 용무령까지 걸어

수양산까지 가지못하고 마근담에서 택시 불러 덕산까지 온 적이 있었다.

남명등산로는 17km 정도이며 고도 900m이상을 올리는 하루 원점회귀 등산코스로 제격이다.

그때는 컨디션 난조로 비상탈출하였으나 다음엔 반대방향으로 걸어볼 일이다.

 

 

 

지난 산행 때 제작한 구글 3D 남명등산로

 

 

 

새로 만들어진 임도를 만난다.

나으 아지트가 많은 지역인데 반가운 길인지... 반갑지 않은 길인지... 두고볼 일이다.

백운계곡, 마근담봉, 달뜨기능선은 자주 가야할 곳이기 때문이다.

 

 

 

 

 

산행 시작 후 7시간 만에 사람을 만난다.

지리산둘레길 8코스를 걷는 서울에서 온 60대 후반의 두사람이다.

은퇴 후 유람을 다니고 있다 한다. 인생을 즐겁게 살아야 한다 하였다.

운리 원정마을에서 시작하여 아래 사진의 임도에서 둘레길을 놓치고 임도따라 3km를 더 둘러 오다가

나를 만난것이다. 자세하게 마근담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었다.

차량으로 태워주고 싶었으나 사양을 한다.

용무령에서 사진찍고 아쉽게 헤어졌다.

 

 

지난 사진(둘레꾼이 길을 놓친 지점)

 

 

 

 

용무령 둘레길 이정목과 둘레꾼

 

 

 

 

 

 

백운계곡으로 내려가 올라갈 때 만난 지점으로 회귀하였다.

등산로를 걷지않고 계곡을 내려간다. 수달래를 만나야 한다.

진달래는 참꽃이라 하고 산철쭉은 개꽃이라 하였다.

철쭉은 바래봉이나 소백산에 많은데 꽃이 연분홍이라 연달래라고도 한다.

수달래는 계곡 주변에 피어나는 산철쭉을 말한다.

백운계곡의 수달래는 아직 이르다. 뱀사골의 수달래도 보고싶다.

 

 

다시 만난 백운계곡

 

 

 

 

 

 

 

 

 

 

 

 

 

 

 

 

 

 

 

 

 

 

 

 

 

 

 

수달래

 

 

 

 

 

 

 

수달래와 백운계곡

 

 

 

 

 

 

 

 

 

 

산행을 마치고 칠정고개 넘어 "우리 순두부"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반찬으로 올라온 방풍나물과 두부가 일품이다.

그리고 바로 아래의 참숯찜질방에서 피로를 푼다.

땀을 흘리다 TV에서 롯데가 SK에게 3:2로 승리하는 야구를 즐긴다.

집에오니 10시 반이 넘었다. 아름다운 하루였다.

 

 

 

 

 

춘정에 발정(?)난 역마살 있는 산객은 다음날 오전 백운계곡 옆동네의 명품 아지트를 찾는다.

어제 본 진달래가 떠 올랐기 때문이다.

진달래는 만발하여 반갑게 맞아 주었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진달래 속에서 단잠을 잤다.

 

 

 

 

 

 

 

 

 

 

 

 

 

 

아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