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덕유산 동엽령

김의수 2012. 2. 6. 09:45

 

 

  

 

덕유산 동엽령

 

 

 

Vibe-술이야

 

 

50년 만의 추위라고 언론이 야단이다.

남쪽나라 살기좋은 진주도 춥긴 춥다.

이틀간의 맹추위를 넘기고 토요일 산으로 간다.

눈이 많이 내렸단다.

지리산에 가고 싶었으나...

매년 겨울 눈꽃산행을 하는 덕유산으로 마음이 선회한다.

 

동네 24시 식당에서 순대국 한그릇 먹고 김밥 2줄을 배낭에 넣는다.

진주 IC를 7시 반에 벗어난다.

산청을 지나고 함양을 지날 때 눈이 내린다.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 타고 향적봉 올라 백련사 지나 삼공리로 하산할려던 계획을

덕유산 휴게소에서 동엽령으로 코스를 바꾼다. 눈길에 운전이 자신없기 때문이다.

고속도로를 벗어나자 도로는 빙판길이다.

안성탐방지원센타 가는 길을 30km 이하로 거북이가 되었다.ㅠㅠ

   

안성탐방지원센타

 

 

 

 

 

 

 

 

얼마 전 친구 셋이랑 벽송능선을 다녀온적이 있다.

끝까지 가지 못하고 1,100m 고지 부처바위 직전에서 점심먹고 되돌아 왔다.

상내봉 까지는 친구들에게 무리라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5시간 정도의 산행이었다.

다음 날 한 친구가 무릎관절 통증으로 병원을 다녀왔다.

연골이 닳아 거의 없다는 진료결과였다.

자주 만나는 당구 친군데 맘이 마이 아프다.  산에 델꼬 다니긴 어려울것 같다.

 

어제 동네병원 간 김에 정형욋과 진료신청을 하였다.

지리산을 7-8시간 걷고나면 무릎에 통증이 있기 때문이다.

무릎을 아끼고 등산을 절제하여야 하겠다는 아주 슬픈생각을 하였드랬다.

X-ray 촬영 결과, 의사는 정상적이며 양호하다고 진단하여 주었다.

감사하고 기쁜마음 주체할 수가 엄따.

  

 

  

 

 

 

동엽령 가는 길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한시간쯤 걸었을까.

환상의 상고대가 산객을 맞이한다.

지리산 하봉에서 처음 보았던 상고대는 여직까지 나를 매료 시키기에 충분하다.

겨울이면 상고대 피어난 지리산에 가는 꿈을 자주 꾼다.

습도와 온도, 고도와 바람이 만들어 내는 자연의 아름다움이다.

  

상고대와 산객

  

 

  

 

 

  

 

 

  

 

 

 

 

오늘 덕유산, 전국에서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도 왔다.

산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보다도 더 행복한 사람들이다.

오르막에 힘이들어 추월을 허락한다. 그전엔 자존심 상하였으나 이젠 그렇지 않다.

덕분에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보면서 천천히 자연을 만끽할줄 안다.

4.4km 오름길을 2시간 20분 걸려 동엽령(1,320m)에 도착한다.

해는 구름에 가렸다. 바람이 세차게 분다.

  

  

 

 

동엽령 데크

 

 

점심을 동엽령에서 먹을려 하였으나 메뉴가 김밥에 라면이라 버너를 피울 수 없다.

그 님들 두명이 카메라 들고 지키고 있기때문이다.

무룡산 방향으로 눈쌓인 산길을 간다.

발목은 기본이고 무릎까지 빠지는 눈길이다.

북서방향에서 바람이 불어와서 능선 반대편으로 사람 눈길없는 장소를 찾았으나 허벅지까지다. 헐~

20여분을 더 걸었다.

이 한몸 점심먹을데가 엄쓰...

 

동엽령에서 1km 지점 안부, 이정표 30m 아래에 바위가 있다.

무릎까지 빠지는 눈을 러쎌(?)하여 내려가 바위 아래 눈을 뭉게어 1평정도 설상의 점심자리를 만들었다.

바람 한 점 없이 아늑하다. 지나는 등산객의 눈길도 멀다.

라면을 끓인다. 뜨거운 코펠을 잡다가 고어장갑 안쪽 손가락부분의 표면을 쬐금 녹여 먹는다.

쐬주가 빠졌다. 게다가 가스불을 계속 켜 두었더니 점심먹고 커피를 끓일려니 가스가 떨어졌다.

쐬주도... 커피도 없는, 수통물이 얼어붙는 추위속의 홀로 점심이지만 차암 둏다. 느~므 돟다.

  

점심 먹었던 곳에서

  

 

  

 

 

점심 먹으려 내려온 길

  

 

  

 

 

점심 먹은 곳

 

 

동엽령 1km 지점에서 되돌아 간다.

산 욕심을 거두기로 한다. 내 힘에 맞추어 걸었다. 올 마이 걸었다 아이가. ㅎㅎ

지나가는 구름 속으로 언듯 언듯 햇살이 내린다. 상고대가 녹아내린다.

눈의 결정이 아름다운 에메랄드 빛을 발한다.

몽롱한 기분으로 산길을 간다. 비틀거리며 산길을 간다.

결단코 술에 취해서는 아니다.

  

  

 

 

되돌아 가는 길

  

 

  

 

 

 

  

 

무룡산 3.1km 전 이정목있는 안부( 왼쪽으로 바위절벽 아래쪽이 점심 먹은 곳)

  

 

  

 

 

  

 

 

  

 

 

  

 

 

  

 

 

 

  

 

 

  

 

 

  

 

 

  

 

 

 

높은 겨울산에는 커니스가 만들어 진다.

cornice는 능선이나 벼랑 끝에 지붕처마처럼 얼어붙어 튀어나온 설층으로 바람이 불어가는 쪽으로 쌓여 매달린 오버행이다.

지리산 제석봉 지나서 통천문 아래 안부에도 겨우내 북풍이 만들어낸 엄청난 커니스가 있다.

되돌아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아름다운 자연을 많이 접하고 동무하는게 법정스님은 맑은 삶이라지 않던가.

  

  

 

 

커니스

  

 

  

 

 

 

  

 

멀리 향적봉과 중봉이 보이고

  

 

뒤돌아 본 무룡산 방향

  

 

향적봉 - 중봉 - 동엽령 라인

  

 

동엽령

 

 

하산길 부산에서 온 산객과 길동무 하며 지루하지 않게 길을 걷는다.

남미 5개국을 36일 간 다녀온 여행담을 재미있게 이야기 해준다.

이런 산객을 만나면 산행이 즐겁다.

나는 왜 외국여행엔 관심이 없을까?

동남아 1번, 일본 4번 갔다 온 것이 전부다.

내년엔 중국이나 함 다녀올까?

 

눈이 많이 녹았다.

엊그제 추위가 마지막인가 보다. 오늘이 입춘이다.

증말 봄은 오겠지?

함양휴게소에서 30여분 차안에서 잠을 자고 함양으로 차를 돌린다.

시장안 유명한 병곡식당에서 늦은식사에 고팠던 쐬주 3잔을 마신다.

참숯찜질방에서 두어시간 피로를 풀고 지브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