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지리산 둘레길 8코스

김의수 2011. 11. 9. 02:17

 

 

 

 

 

지리산 둘레길 8코스

 

 

 

 

○ 언제 : 2011. 11. 7

○ 어디 : 8코스 中 원정마을에서 마근담계곡 중간까지

○ 걸은 거리 : 8km

○ 소요시간 : 4시간 30분(점심시간 포함)

○ 누구와 : 손위동서, 처형, 막내동서, 막내처제, 아내, 나

 

 

부산에 살던 손위동서 형님네는 올해 여름이 오기 전 아파트를 정리하고 산청 웅석봉자락 아래 전망좋은

아담한 전원주택을 구입하여 귀촌하였다.

여름에 진한 땀을 흘린 보답으로 이번에 들렸을 때는 자리가 거의 잡혀가고 있었다.

 

정감있는 막내동서는 요즘 한가하여 등산을 자주한다. 건강에 바람직한 일이다.

발 맞춰 같이 산에 다녔음 좋겠다.

막내처제가 쉬는 날이라 동서들과 처형, 처제, 아내와 함께 지리산둘레길을 걷기로 한다.

셋째동서는 오래 전 교통사고를 당하여 몸이 불편하고 처제는 부산 직장생활로 두사람은 참석하지 못하였다.

 

8시 반 경 막내동서네와 진주를 출발하여 마근담계곡 중간에 우리차는 세워두고 동서차로 형님집으로 간다.

형님댁은 지리산둘레길 8코스 시작지점인 운리마을 조금 지나 원정마을 위쪽에 있다.

가을의 끝자락에... 세 집이 오랜만에 모였다.

 

 

 

형님댁

 

 

 

 

 

 

 

 형님댁 마당의 원두막

 

 

 

형님댁 채마밭

 

 

 

지리산둘레길 8코스는 운리마을에서 백운산을 에돌아 백운계곡을 만나고 마근담을 거쳐 덕산 아래 사리마을 까지 11.1km이다.

10시 형님집에서 출발하여 시멘트 임도를 30분 걷는다.

지난 무이파 태풍은 이 곳의 작은 계곡에도 상흔을 남기고 있었다.

 

임도가 끝나고 정겨운 산길에 접어든다.

길 위에 낙엽이 뒹군다.

진한 늦가을의 정취가 후욱 온 몸에 감싸인다.

산에만 오면 기분 업이다.

 

 

 

갈림길

 

 

 

둘레길 조성에 사단법인 '숲길'이 힘을 기울렸다

 

 

 

 

 

 

 

 

 

 

 

세동서

 

 

 

산을 가지 않는 집사람도 잘 걷고있다.

기분이 좋은가 보다. 카메라를 디밀때마다 손을 들어 손가락을 세운다.ㅎㅎ

숲길 가는 중간 조그만 계곡에 엊그제 내린 비로 평소 흐르지 않던 물이 흘러 과일도 먹으며 쉬어간다.

 

내가 좋아하는 백운계곡이 나타난다.

남향으로 자리한 백운계곡은 경사도가 완만하고 아기자기한 폭포가 즐비하며 암반이 아름다운 계곡이다.

참 많이 찾았던 계곡이다.

집에서 40분이면 올 수 있다.

 

 

 

 

 

 

 

오른쪽 손가락 세우기 전에 그만 찰칵!!

 

 

 

12시 쯤 점심을 먹는다.

세집에서 만들어 온 반찬들이 조화를 이룬다.

소주도 두벼이 비운다.

옆에서 계곡물이 가을노래를 부른다.

나무 위의 남아있던 단풍들이 춤을 춘다.

 

처제가 크다란 보온병 뜨거운 물로 차를 우려낸다.

기가 막힌다. 보이차라 하였던가?

몇 잔을 거푸 마신다.

하얀 찻잔 속의 노오란 찻물이 향긋한 맛을 내고 

오묘한 향기는 백운계곡으로 산으로 퍼져 나간다.

 

내가 산에 갈 땐 버너와 코펠을 가져간다.

커피를 마시기 위함이다.

오늘도 가져갔지만 꺼내지 않았다.

그만 처제가 부어주는 茶에 반하여 커피꺼낼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백운계곡의 찻잔

 

 

 

 

 

 

 

 

 

 

 

원앙부부

 

 

 

우리부부

 

 

 

잉꼬부부

 

 

 

백운계곡 옆의 이정표

 

 

 

용무림재 - 태극종주길과 교차로

 

 

 

 

 

 

 

쑥부쟁이

 

 

 

느릿 느릿 걷는다.

느림의 미학이 둘레길에는 있다. 

겨울준비에 한창인 지리산고들베기, 참취, 수리취, 산머루, 천남성, 청미래에게 눈길을 준다.

괜히 길위 낙엽을 부스럭거려 본다. 가을이 스믈 스믈 저 앞으로 걸어간다.

좀작살나무 보라빛 열매가 산뜻하게 가을산을 빛낸다.

 

 

 

 

 

 

 

기분좋은 형님

 

 

 

형님 사진 찍어주는 강서방

 

 

 

좀작살나무 열매 

 

 

 

정겨운 산길이 끝나고 마근담 입구의 임도를 만난다.

길은 마근담계곡을 끼고 덕산 사리마을 까지 이어진다.

노란 감나무 이파리가 예쁘다.

곶감으로 유명한 덕산 근처라 감이 지천이다.

길가 감을 따려고 하는 막내동서 말린다고 애를 쓴다.ㅎㅎ

 

 

 

 

 

 

 

고종시

 

 

 

 

 

 

 

산머루 단풍

 

 

 

감수확 하는 농부를 지켜보는 일행

 

 

 

인심좋은 농부가 강서방에게 홍시를 주었다

 

 

 

마근담계곡

 

 

 

아침에 차 세워둔 곳에서 둘레길 걷기를 마감한다. 두시 반 한 낮이다.

집사람이 청학동 삼성궁에 가자 한다.

한 차에 여섯명이 타고 내대와 원묵계를 거처 삼성궁으로 운전한다.

단풍은 대부분 떨어지고 단풍나무엔 시들은 입사귀만 애처롭게 매달려 있다.

 

三聖宮은 國祖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시고 弘益人間 理化世界(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 이치로서 세상을 다스린다)의

이념에 따라 민족 주체성과 정기를 곧추세울 이상향을 표방하고 수행자들이 를 수행하는 이다

한풀선사가 1983년 부터 자신의 혼을 담아 1,000여개의 솟대돌탑을 쌓았다.

 

살면서 힘들고 지칠 때 피안처를 찾는다. 그 곳이 유토피아 이상향 청학동이다.

지리산에는 청학동이 여러 곳 있다.

최치원이 확을 불러모아 노닐었다는 환학대가 있는 불일폭포 부근, 지금의 청암면 묵계리 청학동 도인촌,

청학연못이 있는 세석고원, 피아골, 악양 청학골, 상덕평마을 등등...

 

그러나 청학동은 영원히 그 실체를 드러낼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다만 마음속의 이상향으로 우리 곁에 영원히 남아 있을 따름이다.

한풀선사도 이상향 청학동을 찾아 지리산에 들어왔을 것이라 여겨진다.

 

 

 

상불재에서 내려오는 물줄기

 

 

 

 

 

 

 

 

 

 

 

만추

 

 

 

삼성궁에 들어가 안내 도인의 설명을 듣고있는 일행

 

 

 

삼성궁

 

 

 

 

 

 

 

가을속의 처제 뒷모습이 솟대돌탑과 앙상블을 이룬다

 

 

 

 

 

 

 

세자매

 

 

 

 

 

 

덕산으로 차를 몬다. 배가 고프다.

덕산 시장통 뒤 들판에 수풀林 이라는 식당으로 간다.

낚지전복탕을 시킨다. 아내가 쏜단다. 총무란다.

쐬주도 한 잔 한다.

 

 

 

 

 

 

 

 

 

저녁을 먹고 청계호수옆의 찻집으로 간다.

운치가 있다. 상호는 흙이랑 머랬는데 이자삣다.ㅋㅋ

안주인이 집사람 후배란다. 바깥주인도 불러 동동주 마시면서 씰데엄시 씨부린다.

투숙하고 있는 둘레꾼에게 미안시럽다.

 

 

 

 

 

 

찻집내부

 

 

 

저녁 8시가 되어서야 형님댁으로 간다.

집사람이 장구를 친다. 제법이다. 형님이 꾕과리로 화합한다.

덩달아 기분이 좋다.

 

처형이 음식을 내어온다. 칵테일로 건배를 한다.

이야기가 무르익는다. 종교 이야기로 열변을 토한다.

처형과 처제의 내면세계에 깊게 감명한다.

참 좋은 하루다.

12시를 넘기고 한시가 되어 갈 즈음 진주로 간다.

 

 

 

 

 

 

 

건배~~~

 

 

 

어제 도동 '다담겔러리'에 들러 야외용 다기와 황차 한봉지를 구입하였다.

하루에 7~8잔 마시던 커피를 요즘은 2~3잔으로 바뀌었지만 커피의 중독은 아직 몸속에 남아있다.

커피를 줄이고 茶를 마셔야 겠다.

 

백운계곡에서 처제가 만들어준 차맛을 잊을 수가 없다.

처제는 茶와 꽂꽂이에 전문가 수준이다. 품성이 그래서 바뀌나 보다.

그기까지 난 바라지 않는다.

 

오늘 코펠과 버너 가지고 봉명산 보안암 옆 전망바위 위에서 차를 끓였다.

차향이 봉명산에 퍼졌다.

멀리 삼천포 앞바다가 보였다. 예전에 보던 그 바다가 아니었다.

지리산에 갈때도 茶를 가져가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