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구미 금오산 산행기

김의수 2008. 3. 12. 09:36

구미 금오산(金烏山)

 

○ 언제 : 2008년 3월 9일 (일요일)

○ 어디에 : 구미 금오산(976m)

○ 누구와 : 대산회 28명

○ 산행날씨 : 맑음

○ 테마 : 7년 전 금오산의 추억과 오는 봄을 생각하며

○ 코스 : 주차장(11 : 15) - 대혜폭포(12 : 10) - 능선안부 전망터(13 : 10 ~ 14 : 20 점심) -

             정상<현월봉>(15 :00) - 약사암(15 : 10 - 15 : 30) - 법성사(16 : 30)

○ 산에 머문시간 : 5시간 15분

 

8시 50분 리무진 관광버스는 대산회 회원들을 태우고

경북 구미 금오산을 향하여 출발한다.

산이 그냥 좋아 선 후배 동문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따뜻한 정이 흠뻑 녹아 있는 산악회다.

진주에서 남해고속도로를 거쳐 구마고속도로를 힘차게 가다가

얼마 전 개통한 현풍과 김천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의 남성주 휴게소에서

맛나게 담배를 태운다.

10시 50분 금오산도립공원 주차장에 도착한다.

 

금오산 산행경로(편집)

 

김병길 산행대장의 안내로 산행은 시작되었다.

포장도로를 걷다가 일행 중 여섯명은 1km(?) 남짓 거리의 케이블카를 이용한다.

7년 전 2회 동기회 총무를 맡았을 때

전국 55명의 동기부부가 동참하는 기차로 떠나는 가을여행을 기획한 바 있었다.

케이블카 종점 매점의 매콤한 찌짐과 쐬주, 인간 운송사건, 만추, 진한 동기애, 부부 청문회...

금오산 추억은 진한 아름다움으로 나에게 영원히 남아 있다.

그때 그 케이블을 타 보는 것이 오늘 여섯명 중의 한명으로 만든 이유다.

 

케이블카 종점에서 10여분의 거리에  높이가 27m 수직의 폭포가 있다.

구미 일원의 농가에 물을 대 준다하여 대혜폭포라 불린다.

갈수기의 대혜는 폭포로서의 위용이 떨어져 있었다.

 

대혜폭포

 

대혜폭포를 지나서는 급경사가 이어진다.

겨울이 물러 가는 금오산에도 잔설은 남아 있었다.

아이젠을 챙겨 오라는 대장님의 메시지에도

나는 말 듯지 않는 뿔난 망아지가 되었다.

6부 능선에서부터 시작되는 빙판의 등산로는

다리에 힘을 더 쏟게 만들었고 스틱에 힘을 더 주어야 하였다.

평소 훈련(?) 덕분으로 오름과 하산에서 자랑스럽게도 선두를 유지하였다. ㅎㅎ

 

멀리서 봄이 오는 소리가 바람결에 묻어온다.

아~ 정녕 봄은 오는가.

올해에도 다압 매화마을과 산동 산수유마을도 가고

바래봉 철쭉도 만나러 가야겠다.

창선대교를 지나 남해 다랭이 마을 유채밭에도 가야겠지.

 

잔설이 남아 있는 금오산

 

13시를 넘겨 송전탑이 있는 능선 안부에 도착한다.

오른쪽의 널찍한 자리에 점심상을 펼친다.

역시 진수성찬이다.

족발을 포장해온 윤기태회장님이 후배님들에게 멧돼지 수육이라 둘러 대어도

21기 유해명 회원이 준비해온 오리수육에 밀리는 순간이었다.

나두 후배의 오리에 손이 간다. ㅎㅎ

권하는 몇 잔의 쐬주와 푸짐한 음식으로 포만감을 느낀다.

포식으로 대산회가 대식회로 개명될 뻔한 시간들 이었다.

덕분에 하산후 주차장에서 진영태 친구가 매번 준비 하여 오는

오뎅잔치는 생략되었다. ㅠㅠ

 

식사 후의 잔해들 - 뒤끝 처리는 항상 깔끔하게 한답니다.

 

21기 주관기 회원들 ("쓰벌넘아~하시오" 선창에 함박웃음으로...)

 

 금오산 정상에서 한 방, 나는 엄쓰 ~ (하산길 넘어져서 몸보시 하신 후배님도 여기 있습니다. ㅎㅎ)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약사암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양쪽으로 단애를 이루는 입구쪽의 동국제일문이라는 일주문을 통하여

아래로 내려 가면 암벽 고스락에 추운 겨울 삭풍에도 포근 하게만 느껴질 것 같은

암자는 자리하고 있다.

 

 본채 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일주문(東國第一門)

 

 암벽 고스락에 자리한 약사암 

 

탄성을 자아내게 한 것은

높은 곳 절벽위에 구름다리로 연결된 범종루였다.

그 곳에는 온 누리에 부처사랑을 울려주는 범종이 있는 것이었다.

아래 구미시에 있는 아들 내외와 백일을 지난 손자에게도

건강을 전하는 은은한 범종소리가 울려 퍼지기를 소망하여 본다.

 

 약사암의 범종루

 

약사암에서 보이는 구미시

 

금오산에는 내가 좋아하는 소나무가 많다.

바위 산의 소나무는 여늬 산에 비하여 잘 생긴 넘들이 많다.

산행 내내 나의 눈을 호사 시킨다.

한시간 남짓 하산길은 빙판길도 비탈의 자갈길도 지난다.

호젖한 솔밭길도 지난다.

우람한 체격의 후배가 자갈에 넘어져서

웃음을 선사하는 몸보시(?)를 보여준다.

 

산이 그냥 좋아 산을 찾는 사람들이다.

그 중에 한 명인 나도 행복하다.

 

비와 바람, 추운 눈의 무게에도 건재하는 기품있는 소나무

 

진주 오는 버스 안은 달콤하다.

스물거리는 단잠에 빠진다.

그리고 깨어선 차창을 내다보며 상념에도 잠겨본다.

옆자리 종운이 친구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인다.

음주가무에 휘둘리지 않는 대산회 버스 안을 좋아 한다.

 

진주에 도착하여

MBC 옆 대형 식당 토담오리(21회 유해명회원 운영)에

10회 이정규회장이 마련하는 저녁식사에 초대된다.

고마운 일들이다.

10회 동문들에게 총동창회에서의 역할을 당부한다.

 

 

추신 : 이 글은 21회 강용도 후배님의 압력에 의하였음을 밝혀둔다. *^^*

 

2008년 3월 10일 2회 김의수